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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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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가 뱀 요괴라면? _ 윤지양



지난 2년여 동안 동남아 화교화인에 대한 글을 써주신 김종호 선생님의 연재는 이번 호로 끝을 맺습니다. 대신 누워서 읽는 중국 고전】이라는 제목으로 윤지양 선생님의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윤지양 선생님은 중국 희곡 서상기(西廂記)의 조선 수용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윤지양 교수는 동아시아 지역의 중국 고전 콘텐츠의 수용과 변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재하는 글도 중국의 고전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중국의 고대 소설, 희곡, 산문 등에 나타나 있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하는 필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누워서 노닐다라는 뜻의 와유(臥遊)’란 산수화를 보면서 명승지를 유람한다는 뜻입니다. 이 칼럼의 제목은 중국 고전을 쉽게 풀어서 옛글을 읽으며 옛 중국인의 삶 속에서 노닐어 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백낭자가 뇌봉탑에 영원히 갇히다[백낭자영진뇌봉탑(白郞子永鎭雷峰塔)]


1. 뇌봉탑의 전설

 

중국 항주(杭州)의 서호(西湖)는 유명한 관광지다. , 여름, 가을, 겨울, 비가 올 때, 흐릴 때와 맑을 때, 아침과 저녁, 계절과 시간에 따라 바뀌는 서호의 풍광은 예로부터 소식(蘇軾)을 비롯해 많은 문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서호의 남쪽 석조산(夕照山)에는 뇌봉탑(雷峰塔)이라는 70여 미터 높이의 탑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 서호의 풍광을 바라보려는 관광객들로 늘 북적인다. 특히 뇌봉탑에서 서호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석양은 뇌봉석조(雷峰夕照)’라 불리며 서호의 이름난 열 가지 풍경, 서호십경(西湖十景)’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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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백낭자와 허선이 재회했다는 단교(斷橋). 뒤쪽으로 뇌봉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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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뇌봉탑에서 내려다본 서호(西湖)


지금의 뇌봉탑은 1999년부터 중건 작업을 시작해 2002년에 완공한 것이다. 뇌봉탑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924년 무너졌던 탑 기둥 부분의 잔해들을 보관해 놓은 전시관이다. 당시 민간에서 뇌봉탑의 벽돌이 악귀를 물리치고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게 해 주며, 누에를 치는 데 이롭다는 미신이 유행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너도 나도 탑의 벽돌을 도굴해 갔고, 결국 탑이 무너지고 말았다. 근대의 문호 루쉰(魯迅)은 탑이 무너진 그 해에 뇌봉탑의 붕괴를 논하다(论雷峰塔的倒掉)라는 글을 써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남겼다. 글의 도입부에서 루쉰은 모든 서호의 명승지의 명칭들 중에서 내가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이 이 뇌봉탑이다. 나의 할머니께서는 일찍이 자주 내게 흰 뱀 여인이 이 탑 아래 깔려 있다고 하셨다!”1)고 썼다. 여기서 루쉰이 말한 흰 뱀 여인이 바로 여기에서 이야기할 백낭자가 뇌봉탑에 영원히 갇히다의 주인공 백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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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뇌봉탑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무너졌던 옛 탑의 잔해를 볼 수 있다.


2. 끊임없이 변화하는 백낭자 캐릭터

 

중국에서 백낭자는 지금도 여전히 유명한 인물이다. 특히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에서 백낭자 이야기는 최근까지도 환영받고 있다. 201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백사전(White Snake, 白蛇: 緣起)>은 중국 애니메이션 수준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흥행에 성공했고, 2011년 개봉한 <백사대전(White Snake)>22900만 관람객을 끌어 모으며 그해 중국 개봉 영화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중국, 대만, 홍콩, 일본, 한국에서 백낭자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이 30편이 넘는다. 이는 백낭자 이야기가 현대에도 살아 있는 콘텐츠임을 잘 보여준다. 특히 2010년에는 미국에서 오페라 <백사부인(Madame White Snake)>이 호평을 얻으며 서양에서의 흥행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한편, 백낭자 이야기는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이는 일본 최초의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이 <백사전>(1958)임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백낭자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일본 영화 <백부인의 요련(白夫人妖戀)>(1956)>은 제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후 일본에서의 백낭자 관련 영화 열풍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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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뇌봉탑 안쪽 벽면에 부조로 표현한 백사전의 한 장면.


이 이야기는 양산백과 축영대[梁山伯與祝英台]’, ‘맹강녀(孟姜女)’, ‘우랑직녀(牛郞織女)’ 등 중국의 4대 애정 고사 중 가장 널리 전파된 이야기로, 송대(宋代)를 배경으로 백사(白蛇)가 여인 백소정(白素貞)으로 변해 약방 종업원 허선(許宣, 혹은 許仙)을 유혹해 부부가 되나 법해선사(法海先師)에게 정체가 발각돼 영원히 뇌봉탑에 갇힌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당대(唐代) 전기(傳奇)에 초기 모습이 보이며, 명청대(明淸代)에 걸쳐 소설, 희곡, 강창(講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용되다가 청대 방성배(方成培)뇌봉탑전기(雷峰塔傳奇)이후 희곡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현재까지도 월극(越劇), 경극(京劇), 천극(川劇) 등 다양한 지방희(地方戱)로 활발히 공연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당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물 형상과 세부 내용에 있어 끊임없는 변천을 보여준다. 여자 주인공 백소정은 초기에는 공포와 경계의 대상이었으나 명청대 창작된 희곡에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상으로 변화했고, 근대에는 유가적 이상이 구현된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현대에는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선량하면서도 강인한 여성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백소정을 처단하려는 법해선사의 형상 역시 선한 이를 보호하는 불법의 수호자에서 사랑을 방해하고 연인을 질투하는 악인의 모습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인물 형상과 세부 내용이 다채롭게 변모하면서 지역과 시대를 초월해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은 백낭자 이야기의 원형과 상징이 그만큼 보편적임을 보여준다. , 이 이야기는 나와 다른 이질적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룬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전승된 백낭자 이야기 중에서도 명대(明代) 문장가 풍몽룡(馮夢龍)의 소설집 경세통언(警世通言)에 수록된 백낭자영진뇌봉탑(白郞子永鎭雷峰塔)은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이 작품에 이르러 백낭자와 허선 간의 애정이 이야기의 표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백낭자 이야기의 원형에 해당하는 당대 박이지(博異志)에 수록된 짤막한 이황(李黃) 고사나 이관(李琯) 고사, 그리고 여기에서 발전한 송대(宋代) 화본(話本) 서호삼탑기(西湖三塔記)에서는 아리따운 여인으로 변신해 남자를 홀리는 백사가 공포를 일으키는 경계의 대상으로 묘사되었을 뿐 백사와 남자 주인공 간의 애정을 다루지 않았다. 백낭자영진뇌봉탑이 나온 이후 여러 관련 작품에서 백낭자의 형상은 조금씩 변했지만 백낭자와 허선 간의 애정은 불변하는 요소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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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뇌봉탑


3. 미녀로 변한 뱀과의 아슬아슬한 사랑

 

당대의 기록에 남아 있는 백낭자 이야기의 원형은 단순하다. 한 남자가 아리따운 여인에게 홀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머리만 남고 몸이 모두 사라졌는데(혹은 죽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인은 흰 뱀이었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만족했던 이러한 단순한 이야기는 점차 살이 붙으면서 복잡해졌고, 풍몽룡의 소설에 이르러 흥미를 끄는 세부 사건들이 더해졌다. 허선이 백소정 때문에 절도죄로 고초를 겪는 이야기와 도인 등이 제안한 백소정을 처단하기 위한 작전들의 연이은 실패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뚜렷하게 만들고 독자들이 선에 해당하는 허선에게 감정이입해 그를 응원하게 만든다.


백낭자영진뇌봉탑의 주인공인 허선은 친척이 운영하는 약방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성실한 청년이다. 그는 어느 청명절(淸明節)에 휴가를 얻어 절에 들렀다가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레 비를 만나고, 가까스로 배를 얻어 탄다. 도중에 상복을 입고서 배를 태워 달라고 손짓하는 한 부인과 여종을 만나 그들을 배에 태우는데, 부인은 허선에게 줄곧 추파를 던진다. 그 부인은 용모가 빼어났으며 자신을 백() 씨라고 소개하고 남편의 묘소에 제사를 지내고 돌아가는 길이었다는 사연을 풀어 놓는다. 허선은 백낭자의 뱃삯을 대신 내 주고, 배에서 내려서는 이웃에게 빌린 우산도 빌려주는 친절을 베푼다. 다음날 허선은 우산을 돌려받기 위해 백낭자의 집을 찾아갔지만, 백낭자는 정성껏 술상을 차려 대접하고는 번거롭겠지만 우산은 내일 가져가세요.’라고 한다. 허선을 유혹하기 위한 백낭자의 작업의 시작된 것이다.


다음날 허선이 백낭자의 집을 찾았을 때 백낭자는 또 술상을 차려 환대하며 허선에게 청혼한다. 허선은 결혼하고 싶어도 결혼 자금이 없었고, 백낭자에게 이런 상황을 솔직하게 말한다. 그러자 백낭자는 허선에게 오십 냥의 은자를 주며 이 돈을 사용하고 모자라면 가지러 오라고 한다. 허선은 기뻐하며 집에 돌아와 함께 사는 누나와 매형에게 결혼 계획을 말하며 은자를 건넨다. 매형은 은자를 보고는 깜짝 놀라는데, 허선에게 받은 은자의 일련번호가 얼마 전 고을 관부에서 사라진 은자의 일련번호와 일치했던 것이다. 관부에서 사라진 은자는 50정으로 어마어마한 액수였고 범인을 찾는 방문을 본 적이 있던 매형은 겁에 질려 관부에 자수한다. 허선은 곧장 체포되고 허선의 진술에 따라 범인으로 지목된 백낭자의 집에 포졸들이 들이닥쳤으나 그 집은 5,6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폐가였고 백낭자와 여종 청청, 허선이 방문했을 때 집안에 있었던 기물들은 온데 간데 없다. 허선은 망연자실한 채 백낭자 대신 처벌을 받게 되고 소주부(蘇州府)로 유배된다. 이 사건으로 허선은 백낭자에 대한 배신감과 백낭자가 요괴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세월이 흘러 백낭자가 다시 허선에게 나타나 이전의 절도는 전 남편이 한 일이라고 둘러대고 마음이 풀린 허선은 다시 그녀와 함께 산다. 어느 석가탄신일에 허선은 백낭자가 선물로 준 새 옷을 입고 외출하는데 알고 보니 그 옷은 얼마 전 다른 사람이 절도 당한 옷이었고, 허선은 또다시 체포되어 관부에 끌려간다. 백낭자에게 받은 옷이라는 허선의 진술에 따라 포졸들이 백낭자를 찾아 나서지만 백낭자는 사라졌고, 금과 진주 등 옷과 함께 사라졌던 다른 물건들이 제자리에 돌아왔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결국 허선은 이 사건 때문에 절도죄로 또다시 진강부(鎭江府)로 유배된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허선은 누군가 창문으로 턴 재를 맞게 되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재를 턴 사람은 다름 아닌 백낭자였다. 허선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백낭자에게 이 교활한 요물아! 나를 연루시켜 이렇게 심한 고통을 당하게 하다니!’라고 하면서 욕을 해대지만, 예전의 옷은 전 남편이 남겨놓았던 것이며 당시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쳤지만 허선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 백낭자의 말에 속아 다시 그녀와 함께 산다. 그러던 어느 날 허선은 불공을 드리러 금산사(金山寺)에 가는데 백낭자는 허선을 말리다가 결국 주지스님의 처소에 가지 말고, 중과 대화하지 말고, 빨리 돌아오라는 세 가지 조건으로 허락한다. 허선은 약속을 어기고 주지스님의 처소에 갔다가 덕행이 뛰어난 법해선사의 눈에 띄고, 법해선사는 허선이 지나가는 것을 보자 시종에게 빨리 저 젊은이를 불러 와라라고 소리치지만 허선은 수많은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마침 백낭자는 허선을 찾으러 배를 타고 금산사에 왔다가 역시 허선을 찾아 나선 법해선사와 맞닥뜨리고, 법해선사는 백낭자를 향해 몹쓸 요물아! 감히 다시 와서 무례하게 사람의 생명을 해치려고 하느냐! 내가 너 때문에 특별히 왔다!’라고 소리친다. 백낭자는 이를 보자마자 배를 뒤집어 청청과 함께 물속으로 급히 도망친다.


사라졌던 백낭자는 얼마 후 약방으로 허선을 찾아오고 백낭자의 정체를 알게 된 허선은 그녀에게 살려달라고 빌지만, 그녀는 허선을 책망하며 당신이 제 말을 믿는다면 즐겁게 잘 지낼 수 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약 당신이 다른 마음을 갖는다면 저는 모든 항주성을 피바다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비명에 죽게 할 거에요라고 말한다. 허선은 백낭자의 무시무시한 협박에 겁을 먹고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 산다. 어느 날 뱀을 잡는다는 도사를 만난 허선은 그가 알려준 방법을 써서 백낭자를 잡으려고 하지만 백낭자가 도사보다 법력이 센 탓에 이는 수포로 돌아가고, 허선은 절망하여 호수에 뛰어들려고 한다. 바로 이때 법해선사가 나타나고 허선은 자신을 구해달라고 빈다. 법해선사는 바리를 주며 백낭자의 머리 위에 덮으라고 하고, 집에 돌아온 허선이 백낭자의 등 뒤에서 몰래 그녀의 머리에 바리를 덮어 누르자 백낭자는 점점 작아져 갇히게 된다. 법해선사가 주문을 외우자 백낭자와 청청은 각각 백사와 청어로 변하고 법해선사는 그들을 뇌봉사에 가져가 그 위에 탑을 쌓아 영원히 가둔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허선은 출가를 원하여 법해선사를 스승으로 삼아 절을 올리고 중이 되었다.

 

4. 두 세계의 대립

 

백낭자영진뇌봉탑이후 나온 희곡에서 백낭자는 법해선사의 바리에 맥없이 갇혀버리지 않는다. 그녀는 법해선사와 한바탕 대결을 벌이며 자신의 지원군인 수군(水軍)을 이끌고 법해선사가 있는 금산사(金山寺)로 쳐들어가 절을 수몰시키기도 한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경극 백사전(白蛇傳)을 비롯해 여러 공연에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장면이 바로 백낭자가 금산사를 수몰시킨다는 수만금산사(水漫金山寺)’ 대목이다. 이러한 대결 장면은 백낭자와 법해선사 간의 대립, 그리고 그들이 대표하는 두 세계의 대립을 극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백낭자 이야기에서는 두 세계가 대립한다. 하나는 허선과 백낭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세속적 쾌락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법해선사가 대표하는 종교적 규율의 세계다. 두 세계의 대립과 갈등은 여기에 인용한 백낭자영진뇌봉탑에서는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백낭자가 뇌봉탑에 영원히 갇히고 허선은 불가에 귀의한다는 결말을 통해 세속적 쾌락의 세계의 완전한 패배를 선언한다. 이는 이 이야기가 당시의 유행을 따라 교훈적 결말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법해선사가 백낭자를 뇌봉탑에 가둔 후에 읊은 시에서 색욕 좋아함을 그치라고 권하노니, 색욕을 좋아하는 사람은 색욕에 미혹된다라고 한 것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그런데 법해선사는 내가 아니었으면 구제되지 못하고 백사가 삼켜 조금도 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며 백낭자의 세계가 유해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법해선사만의 주장일 수도 있다. 소설의 결말부에서 법해선사에게 자신의 정체를 자백하는 백낭자가 허선을 만나 춘심이 이는 것을 참지 못했다고 한 것이나, 본래의 모습인 뱀의 형상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여전히 고개를 들어 허선을 바라보는 것을 본다면 허선을 향한 백낭자의 마음이 진심일 수도 있다. 만약 허선을 향한 백낭자의 마음이 진실한 것이라면 백낭자가 추후에 허선을 죽일 것이라는 법해선사의 생각은 지나친 억측이 된다. 종교적 규율에 치우쳐 바라본다면 백낭자와 허선의 관계는 죄악이지만 백낭자와 허선이 나눴던 진정을 인정한다면 둘의 관계를 죄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백낭자 이야기의 세부적인 줄거리는 계속 변했고, 백낭자영진뇌봉탑외에 서로 다른 결말을 갖춘 다양한 판본이 나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대에 나온 희곡에서는 백낭자가 대표하는 세속적 쾌락의 세계와 법해선사가 대표하는 종교적 규율의 세계가 보다 가시적으로 대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립은 앞서 소개한 백낭자가 이끄는 수군(水軍)이 법해선사와 대결하고 금산사를 수몰시키는 장면을 통해 극화된다. 이는 이 이야기가 전승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기존의 결말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법해선사의 세계관과 백사의 세계관 사이에서 갈등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 경극 등 공연물을 비롯해 현대의 드라마 등에서는 이러한 대결에서 법해선사가 패하고 백낭자와 허선의 사랑이 승리하는 것으로 결말짓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백낭자가 아름답고 선한 인물로 등장해 허선과 백낭자의 사랑에 시청자와 관객들이 더욱 깊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많다.

 

만약 내 아내가 요물이라면 과연 계속해서 사랑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300여 년을 살아남은 백낭자 이야기는 나와 다른 존재를 사랑하려면 굉장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어쩌면 한바탕 목숨을 건 전쟁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워서 읽는 중국 고전 1



윤지양 _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1) “一切西湖胜迹的名目之中我知道得最早的却是这雷峰塔我的祖母曾经常常对我说白蛇娘娘就被压在这塔底下!”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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